조선일보/경제 - 2003.06.04 일자 - 사스로 출장 못간 李과장 김치 보내 감동시켜1만원짜리 김치 선물세트로 고객들을 감동시킨다면 굉장히 효과 있는 투자 아닐까요? SK케미칼의 이천우 과장은 김치로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를 걱정하는 중국계 고객을 사로잡는 성과를 이뤄냈습니다. 김치 선물을 받은 중국과 대만·홍콩의 바이어들은 세심하게 자신들을 배려해준 이 과장에게 무더기 주문(오더)으로 보답했다고 합니다. 회사 내 중국통으로 통하는 이과장이 김치선물을 생각해 낸 것은 사스로 중국출장이 금지된 때부터입니다. 이과장은 중국바이어와 지속적인 관계를 유지해야 하는데 무엇을 어떻게 할지 고민했습니다. 그때 김치가 그의 머릿속을 스쳐갔습니다. “한국이 사스의 무풍지대가 된 배경에는 김치가 있다는 것을 중국인들은 알고 있다.”는 생각이 언뜻 든 것이지요. 이 과장은 즉시 김치를 공수(空輸)할 수 있는지, 또 가격이 얼마인지 알아봤습니다. 우선 실험적으로 중국 웨이하이(威海) 사무소에 있는 동료에게 김치를 보냈고, 고맙다는 인사를 여러 번 받았습니다. 폭발적인 인기에 놀란 이과장은 대만과 중국·홍콩 지역의 고객들에게 포장김치를 바로 보내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사스를 오히려 친구의 의미를 깨닫는다’ ‘덕분에 안전해졌다’ ‘친구들이 얻을 수 없냐고 난리다’는 내용의 이메일이 쏟아져 들어왔습니다. 물론 사업적인 측면에서도 선(先)주문이 몰려들었습니다. 중국사람들은 어려울 때 도와준 사람에 대해서는 절 때 은혜를 잊지 않는다고 합니다. 비록 작은 정성이지만, 이과장처럼 누군가 자신을 배려하고 생각해준다는 감사의 마음을 갖도록 만드는 것이야말로 ‘감동경영’의 시작일 겁니다. 이렇게 고객을 생각하는 마음을 가진 분들이 많아질수록 우리 기업의 경쟁력도 커지겠지요. - 尹 楨 淏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