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외경제 2000/06/27 보도내용 ----------------------------- 생명의 신비를 담고 있는 ‘판도라의 상자(인간 유전자지도)’가 공개됨에 따라 국내 바이오기업들도 생명공학산업으로 본격 진출할 태세다. 생물산업협회와 생명공학연구소 등에 따르면 우리나라 생명공학산업의 시장 규모는 지난 98년 5100억원을 기점으로 해마다 2배 이상의 성장을 지속하고 있지만 아직은 걸음마 단계여서 무한 성장 가능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삼성정밀화학과 LG화학 등 바이오 관련 기업들은 최근 산업 전반의 투자기피 현상 속에서도 바이오ㆍ생명공학분야에 대한 투자만은 늦추지 않고 있다. 특히 유전자지도에 대한 초안이 26일 전격 공개됨에 따라 이 같은 바이오 열기는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바이오산업에 대한 투자열기는 코오롱과 삼양사 등 전통 제조업체들에도 이어지고 있다. 코오롱이 밀레니엄 프로젝트를 통해 바이오산업을 미래 핵심사업으로 선정한 데 이어 삼양사는 미국의 바이오전문 벤처기업들과 잇따라 기술제휴를 맺고 연구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 해부터 불기 시작한 바이오 벤처 열풍 역시 유전체 공개를 계기로 더욱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국내 바이오 벤처기업은 마크로젝과 바이오시스 등 기술력을 갖춘 업체들을 포함해 300여개에 이르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바이오산업이 아직 미성숙단계이긴 하지만 최근 들어 많은 업체들이 투자액과 인력을 대폭 확대하는 등 향후 이 부문을 주력사업화하려는 의지가 강하다”고 밝혔다. ■국내 현황=우리나라의 경우 지난 94년 생명공학육성기본계획(바이오테크 2000)을 수립해 연구개발을 지원해 오고 있지만 아직은 산업화의 태동기 수준이다. 시장규모는 90년대 후반 들어 연평균 29% 성장하면서 98년 5085억원 규모(한국생물산업협회 집계)를 보였는데 이는 전세계 시장의 1.1%, 미국의 2.7%에 불과하다. 기술수준의 경우 산업화기술에서 선진국의 30~35% 수준에, 유전자 재조합 및 단백질공학 등 기초기술이 70~85%로 전반적으로는 선진국의 60% 수준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이다. 바이오 산업체 수는 300~400여개이며 연구개발인력은 대학 4500명과 기업 2200명 등 8400명 수준으로 매년 4% 정도 늘고 있다. 정부에서는 바이오산업의 중요성을 인식해 이 부문에의 연구개발(R&D)투자를 지난 94년 536억원에서 지난해에는 1608억원으로 확대하는 등 연평균 30% 이상씩 증액하고 있다. 정부는 바이오산업을 핵심 전략산업으로 육성해 오는 2010년에는 제품100억달러어치를 수출, 세계시장의 6.5%를 점유하고 관련 벤처업체를 1200개, 고용인력은 7만명으로 늘려나가겠다는 계획을 세워 추진하고 있다. 위암, 간암 등을 조기 진단 치료하는데 역점을 둔 ‘한국형’ 게놈사업추진도 본격화하고 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소는 이달 초 ‘인간게놈 기능연구사업’에 따른 관련 5개 분야, 20개 세부사업에 걸쳐 총 40건의 연구과제를 선정한데 이어 내달 1일 연구에 본격 착수하기로 했다. 이번 사업에는 30개 대학, 1개 기업, 9개 연구소의 연구진들이 참여해 위암과 간암 유전자 및 관련 단백질의 발굴에 나설 계획이다. ■전망=전세계적으로 차세대 게놈 프로젝트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대기업과 기술력을 갖춘 바이오 벤처들과의 제휴를 비롯해 ‘자본과 기술의 결합’이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LG화학과 이수화학 등 주요 기업들은 1000억원이 넘는 자금을 벤처에 쏟아붓고 있으며 동아제약과 녹십자, 대웅제약 등 제약회사들도 유전자치료와 각종 질환 연구에 성과를 보이고 있는 벤처기업들과 잇따라 손을 잡고 있다. 또 앞으로는 해외의 우수 기술력과 제휴하는 형태도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SK케미칼은 올 하반기 중국의 3개 주요 대학 내에 바이오벤처를 설립하기로 하고 인력을 파견하는 등 게놈 프로젝트와 관련한 신약 개발에 본격 뛰어들었다. 이 회사의 한 고위 관계자는 “국내 기업들의 바이오 관련 기술력은 아직 세계 수준과의 차이가 크다”면서 “사업목표를 한국적인 특성에 맞추는 대신 기술개발을 위해서는 해외 기업들과 제휴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양춘병 기자/cbyang@naew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