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제신문 2000-10-9일자 보도내용입니다.------------------------------------------제목 : (긴급진단) 기업 구조조정 금융권의 부실기업 판정작업이 본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기업들의 자율적인 구조조정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채권은행단의 구조조정은 기업을 죽이기보다는 살리는데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따라서 기업들이 자율적인 구조조정에 나서지 않는 한 정부 및 채권은행단을 중심으로 한 구조조정은 2차에서 그치지 않고 3차, 4차 등으로 계속 되풀이될 수 밖에 없다. 이에따라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서는 기업들 스스로 뼈를 깎는 구조조정에 나서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재계는 지난 98년 4대 그룹을 중심으로 핵심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자율적인 사업구조조정을 추진했다. 하지만 2년이 지난 현재까지 반도체 빅딜 등 일부를 제외하고는 가시적인 성과가 없다.기업들 나름대로 노력을 기울였으나 여전히 불충분 것으로 평가된다. 따라서 기업들이 자율적인 구조조정에 박차를 가하지 않는 한 우리 경제의 체질 강화도 기대하기 어려운 것으로 지적된다.전경련 관계자는 『주요 대기업 최고경영자들이 자율적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원칙에는 공감하나 구체적인 행동으로 옮기는 데는 주저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주요 업종별 구조조정의 현황과 과제를 살펴본다.◇석유화학=삼성종합화학과 현대석유화학의 부채규모가 상대적으로 많아 마치 이들 업체만이 구조조정에 나서야 하는 것처럼 비춰진다. 하지만 업계 전체로 구조조정 노력이 전개되어야 한다는 게 중론이다. 그래야 업계 전체의 경쟁력 강화가 약속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삼성종합화학, 현대석유화학 등 2개업체뿐 아니라 업체들도 노후설비를 과감히 정리해야 할 것으로 지적된다. 과잉설비에 따른 공급과잉으로 업계 전반의 수익성이 계속 위협받고 있기 때문이다.일부 업체들은 수출비중이 50%를 넘는 만큼 과잉설비 문제를 우려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지난 6월 마늘분쟁에서 잘 드러났듯 중국에 대한 수출의존도가 절대적으로 높다. 가격에 대한 통제권을 중국측에 넘겨준 채 그저 현금 확보를 위해 출혈수출을 마다하지 않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따라서 대대적인 설비조정이 불가피하다는 게 일치된 견해다. 유화업계 관계자들은 『일부 업체들의 노후 또는 저수익 설비가 우선적인 조정대상에 들어가야 한다』고 주장한다.◇철강=석유화학과 마찬가지로 만성적인 설비 및 공급과잉으로 신음하고 있다. 따라서 일관제철업체인 포항제철을 제외하고는 뼈를 깎는 구조조정이 필수적인 것으로 지적된다.전기로업체들은 철강업의 대표적인 부실덩어리로 지적된다. 한국제강·환영철강 등 5개 업체가 법정관리나 화의 중으로 금융권의 지원에 힘입어 가까스로 연명하고 있다. 이들 업체는 금융지원을 무기로 덤핑판매에 나서 부실이 도미노게임처럼 확산될 것이라는 우려도 높다.냉연업종은 최근 현대강관이 180만톤 규모의 율촌공장을 설립했으며 동부제강도 아산에 130만톤 규모의 공장을 신설, 냉연공급 여력이 크게 늘어났다.이밖에 기아특수강 등은 채권단의 출자전환 후에도 막대한 부채가 남아 채산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따라서 업체들은 채권단이 일부 출자기업들에 대한 지원을 계속하기보다는 설비매각 등을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표시하고 있다.동남아·중국 등 저개발국은 철강산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하고 있어 설비매각에는 별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자동차=자동차 업계는 총 400만대의 생산능력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올해 판매실적은 315만대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가동률은 80%에도 못 미친다. 지난 연초만 해도 내수시장이 살아나 희망을 갖기도 했지만 하반기 들어 내수판매실적이 다시 위축되고 있다.가장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우자동차는 고강도 자구책을 추진할 방침이다. 대우차는 비상경영체제에 돌입, 사업구조조정과 임금삭감 및 부품업체 통폐합을 통한 원가구조 혁신 등을 골자로 하는 고강도 자구책을 마련했다.대우차 관계자는『내년 상반기까지 공장가동에 필수적인 자금을 채권단으로부터 지원받으려면 강도 높은 자구책이 전제돼야 한다』면서 『경상비를 감축하는 한편 고정자산 처분, 재고자산 감축 등 다각적인 노력을 벌일 것』이라고 밝혔다.삼성상용차도 사정은 마찬가지. 이미 부채비율이 1,000%를 웃돌아 이자갚기에도 버거운 상황이다. 현재 해외 매각작업이 진행되고 있으나 원매자가 선뜻 나서지 않아 속을 태우고 있다. 더욱이 생산량 자체가 규모의 경제를 달성할 수 없어 갈수록 경영실적이 악화할 수밖에 없다.◇섬유=섬유, 특히 화섬업계는 부실기업의 집합소로 불린다. 98년 고합을 시작으로 동국무역·갑을·새한·금강화섬이 꼬리를 물고 워크아웃이나 화의에 들어갔다.화섬업계는 지난 4월 공급과잉으로 채산성이 떨어지고 있는 폴리에스터 원사 부문에 대한 20% 자율감산을 단행했다. 일부 업체들은 감산에 이어 사업통합에 나서기도 했다.이달 중 출범할 삼양사와 SK케미칼의 통합법인인 「휴비스」가 대표적인 예다. 삼양사와 SK케미칼은 폴리에스터 원사 부문을 통합해 별도법인으로 설립, 규모의 경제를 달성할 계획이다.또한 한국합섬이 미국 최대의 가연사 업체인 유니파이와 연신사(POY) 부문을 합병하자 화섬업체간의 사업부문 통합, 외국업체와의 통합이 구조조정을 위한 대안으로 새로이 부각되고 있다.이밖에 화섬업계의 우량업체인 효성은 스펀덱스와 산업소재, 코오롱은 산업소재와 바이오사업을 통해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또 화섬 부문을 분리한 삼양사와 SK케미칼도 의약사업 및 바이오 사업을 강화하는 등 업계의 사업다각화도 꾸준히 이루어지고 있다. /산업부